[3D익스피리언스월드] AI 비서 ‘아우라’, 숙련공 노하우를 실시간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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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빈 말론 델미아웍스 총괄 매니저(좌)와 마이크 부클리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세일즈 매니저
[휴스턴(미국)=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제조업의 병목 지점이 바뀌고 있다. 년 전만 해도 설계 속도가 느려 제조 현장이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컴퓨터지원설계(CAD) 기술 발전으로 설계는 빨라졌지만 정작 물건을 만들 숙련 인력이 부족해 생산이 설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숙련공들 은퇴가 본격화되고 신규 인력 유입은 줄어들면서 제조 현장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제조 솔루션 전문가들은 인공진지능(AI)과 플랫폼을 활용해 숙련공들의 경험과 지식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제시한다.
3일(현지시간) 다쏘시스템이 미국 휴스턴에서 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에서 마이크 부클리 3D익스피리언스 웍스 세일즈 매니저와 데빈 말론 델미아웍스 총괄 매니저가 제조 AI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두 전문가는 화려한 AI 마케팅 뒤에 숨은 제조 현장의 진짜 과제를 짚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정작 물건을 만들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작년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박스가 부족했던 사태처럼 제품은 다 만들었는데 배송할 수단이 없는 일까지 벌어진다. 여기에 탄소 중립과 지속가능성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제조업은 ‘더 빠르고, 더 좋고, 더 싸게’ 만들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 제조 현장은 그동안 숙련공들 개인적 경험(노하우)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기술 자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말론 매니저는 “제조 현장, 특히 현장에는 오랜 세월 회사를 지켜온 분들의 엄청난 경험치가 쌓여 있다”며 “하지만 신입 사원들에게 그 경험을 전수할 비즈니스 연속성 차원의 플랫폼이 부족하다면 그 소중한 기술 자산들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 규모 제조 현장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의 AI 서비스 ‘아우라(Aura)’는 이러한 현장의 지식 저장고 역할을 한다. 기업 고유의 가공 표준이나 특정 재질에 따른 로봇 이송 속도, 안전 사양 등을 AI에 입력해두면 설계자든 작업자든 언제든 물어볼 수 있다. 가령 “우리 회사 표준은 뭐야?”, “재질 X를 아크 용접할 때 로봇의 이송 속도는 얼마로 해야 해?”, “이 부품을 트럭에 실어야 하는데 무게가 얼마나 나가지?” 같은 질문을 던지면 년 경력 숙련공처럼 즉시 답변받을 수 있다.
부클리 매니저는 “누구나 AI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AI 성능은 결국 그 기반이 되는 언어 모델에 달려 있고, 그 모델이 오직 사용자 정보만을 안전하게 다루느냐가 핵심”이라며 “오래된 회사일수록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이를 플랫폼과 같은 올바른 정보 시스템에 구축해 두었다면 AI를 활용해 그동안 쌓인 모든 데이터로부터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부품의 %가 제조 단계로 넘어간 뒤 제조 변경 요청(MCR)을 받는다. 설계가 끝나면 제조 부서로 도면을 넘기는 방식이 빚은 결과다. 최신 AI 기술은 이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 해결한다. 설계자가 모델링을 하는 즉시 해당 부품의 가공 가능성을 판별해 준다.
말론 매니저는 “만약 설계 의도를 제조 단계까지 고스란히 가져와 공정을 주도하게 할 수 있다면 제품의 가성비가 좋아질 뿐만 아니라 노동력 측면에서도 큰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노동 비용뿐만 아니라 재료비도 마찬가지다. 예측 가능한 제조 프로세스를 통해 초기에 재료 비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재고를 줄이고 납기를 단축해 훨씬 더 린(Lean)한 제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클리 매니저는 설계 단계에서 자조 가능성을 검증하는 ‘숍 플로어 프로그래머’를 통해 이미 만 명 이상이 이런 기능을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전통 가공뿐 아니라 EDM, 네스팅, 레이저·워터젯·플라즈마 등도 포함된다. 홀 깊이나 직경 같은 표준 요소를 자동 판단하고, 이 파트가 적층이 나은지 절삭이 나은지까지 분석한다. 기계 모델이 있으면 실제 기계에 들어가는지까지 체크할 수 있어 엔지니어에게 현실 제조 능력 기반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AI 도입을 고민하는 중소기업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했다. 부클리 매니저는 “명 미만 소규모 업체부터 50~60명 규모까지 다양한 사례가 있다”며 “솔리드웍스 강점은 지역 파트너 네트워크로, 스스로도 가능하지만 투자대비수익(ROI) 관점에서 외부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잘못된 데이터를 입력하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며 데이터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론 매니저는 “핵심은 기술보다 변화 관리”라며 “사람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